한약재(본초)검색, 한의학고서번역-한국한의학연구원
요즘은 마음만 있으면 참 공부하기가 좋은 세상입니다. 10~20만원하는 한약재(본초)책은 펴 볼때마다 손목에 힘을 단단히 주고 들어야 할 정도로 무겁습니다.
그 옛날 에피소드 하나 1990년대 초는 인터넷도 없었고 고전 한의학 도서는 거의 출판물이 아니라 중국책의 원판을 복사한 영인본을 구해서 읽던 시절이었습니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예과1학년 시절 한의학 고전도서 강의시간에 <황제내경>이라는 가장 오래된 한의학서적을 조별로 번역해서 리포트를 제출하라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대충 해서 낼수도 있었지만 이번 기회에 재대로 한번 해 보자고 하고 당시에 가장 방대한 책인 <의부전록>을 레퍼런스로 잡았습니다. 백화체의 신간 중국서적도 참고했었는데 도저히 해석이 안되는 4글자가 있어서 공부 잘 하게 생긴 동급생에게 물어봅니다. 한참을 고민하더니 4자로 된 일본사람이름인것 같다고 합니다. ㅎㅎ 사람이름을 한글자 한글자 뜻을 맞춰 해석하려고 했으니 답이 나올리가 없었지요. 당시 나온 온갖 서적을 다 참고해서 얼마 안되지만 가장 어려운 파트를 해석해서 레포트로 모아서 냈습니다.
며칠 후 한의과대학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데 옆 자리에 다른 친구가 들어서면서 하는 말이 "니가 낸 레포트 읽어보고 처음으로 그 내용을 이해했다"고 대단하다고, 고맙다고 해줍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고생한 보람도 느끼게 되구요. 사설이 길었습니다.
그런 시절을 겪다보니 '한국한의학연구원'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한의학 고서번역 서비스와 한약재검색 서비스는 너무 너무 훌륭합니다.
한의학서적 중 가장 유명한 <동의보감>이나 <방약합편> 뿐만 아니라 사상체질의학에서 중요시 하는 <동의사상신편>, <동의수세보원_갑오구본>, <동의수세보원_신축본>도 모두 번역이 잘 되어 있고, 오래된 중국서적인 <황제내경소문>, <황제내경영추>와 각종 <상한론>, <금궤요략>,<난경집주> 등 정말 다양한 책들이 한국어 번역되어 있습니다.
또한 무거운 약재도서를 들고다니지 않고 어디서나 간단하게 '공식적'인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 중에서 접시꽃, 즉 한약명 '촉규화'를 <본초감별도감>에서 하나 예를 들어 가지고 왔습니다. 기본적인 한글, 한자, 영어 이름들과 더불어 어느 책이나 있는 기초적인 내용들이 먼저 나옵니다. 지도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보통 어느 지역에서 난다고 말로 설명되어 있지만 이렇게 지도를 보여주니 한눈에 이 약초의 분포도를 파악할수가 있어서 좋습니다. 한의사들은 주로 이미 가공된 열매나 뿌리 같은 한약재를 많이 보기 때문에 가끔씩은 실제 꽃이나 잎 모양을 자세히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사이트에서는 전체적인 약초의 모습과 잎, 꽃 뿐만 아니라 꽃봉오리 모습까지 사진으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가격이 상당히 고가인 본초서적에도 다 나와 있는 내용이긴 합니다.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바로바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너무 큽니다. <본초감별도감> 뿐만 아니라 한의학연구원에서는 사이트에 연결된 '한국표준자원은행'을 통해서도 쉽게 본초정보들을 알 수 있도록 해 줍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연구성과- 웹서비스'에 있는 각각의 서비스들은 참고할만한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위에서 말한 분야 뿐만 아니라 전통의학정보포털(OASIS)를 통해서도 논문, 연구보고서, 통계자료 등을 쉽게 찾아 볼수 있고, 한의학임상정보서비스나 한의시맨틱검색 등을 통해서도 한의학과 현대적인 의료, 병과 증상, 처방까지도 일목요연하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한의임상진료지침>을 pdf 형태로 다운로드 받아볼 수 있습니다.
한의학을 좋아하고 공부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아주 많은 기회와 자료를 제공하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의 홈페이지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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