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정부 열감으로 치료 받고 있는 소양인 환자분이 질문을 하시네요.

"흑염소가 좋다고 해서 구입을 했는데 지금 먹는 한약이랑 같이 먹어도 되나요?"

워낙 건강기능식품이 넘쳐나는 시대라 이런 질문들 많이 받아 보게 됩니다.

흑염소 고기는 <동의보감>에도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역사를 자랑하지요. 또한 이전에는 개소주와 더불어 민간에서 아주 자주 먹었던 건강식품 중의 하나였습니다. 요즘에는 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몰에서도 많이 판매하고 있는듯 합니다.

하지만 어떤 음식이든 어떤 약이든 본인에게 맞지 않으면 부작용이나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남들이 좋다라고 해서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흑염소는 몸이 허약할 때나 산후조리에 많이 먹었던 음식입니다. 단백질과 철분, 칼슘과 비타민 B군 등이 풍부해 영양을 높이고 체력회복을 시켜주고 산모의 철분 공급에도 좋은 효과가 있어서 그랬습니다.

하지만 음식을 영양학적으로만 보면 놓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음식의 성질에 대한 내용입니다.

흑염소도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고기(육) 뿐만 아니라 뿔, 간, 담, 심, 위, 신, 골수, 피, 뼈 등 다양한 부분을 식용이나 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중 고기(육)는 고양육(羖羊肉)이라고 부르고 중국 송나라 시대인 1057년, 당시 태의국의 '당신미(唐愼微)' 주도로 만든 <필용본초경사증류>, 약칭 <증류본초>에 있는 내용을 인용한 글이 <동의보감 턍액문 수부>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염소고기(양고기)는 성질이 대열하고(온하다고도 한다), 맛은 달고, 독이 없다.

허로와 한랭을 치료하고 보중익기시키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놀란것을 멎게 한다. 식욕을 돋궈서 살이 찌고 강건하게 만든다.

이빨이나 뼈, 오장의 성질은 온평해서 질병을 치료하지만 오직 고기는 대열(아주 뜨겁다)해서 열병이 나은지 100일 이내에 먹으면 열병이 다시 재발한다. 학질에 걸린 사람이 먹으면 열이 나고 노곤하고 몸이 무거워져서 바로 죽게 된다.

간단히 먹을 수 있는 흑염소 같지만 질병이 걸린 사람이나 맞지 않는 사람이 먹었을때는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를 이전 책에도 기록으로 주의를 주고 있습니다.

또한 사상체질의학에서는 흑염소를 몸이 차가운 체질인 소음인의 음식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평소 열이 많은 태음인이나 소양인인 경우 특히 열병증을 발현하고 있는 경우에는 심각한 부작용을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질병을 치료하는 체질한약과 건강식품이 서로 보완관계일 경우에는 같이 복용해서 시너지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 두정부 열감으로 소양인 체질한약을 복용하시는 분인 경우에는 그 열을 더 조장할 수 있는 흑염소를 복용하시면 안되겠지요.

특히나 시중에 나와 있는 흑염소에는 흔히 말하는 십전대보탕 계열의 약재들을 넣어서 만들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십전대보탕은 소음인의 보약계열이지요.

소양인 체질의 열이 스트레스나 화병으로 인해 발생한 경우에는 소음인의 보약재를 같이 복용했을 경우에는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평소 건강식품을 복용하고 있거나 치료 중에 따로 건기식을 먹으려고 하는 경우는 담당한의사 선생님과 상의를 한 후에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인 경우라도 본인이 평소 추위보다는 더위를 더 많이 타고, 통풍이 있거나 요산수치 높은 상황, 고혈압 등이 있는 경우라면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가 되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