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늙음, 마음의 늙음
출발하려는 버스를 타기 위해 헐레벌떡 뛰려던 분이 계십니다. 몇 걸음 못 가서 발이 꼬여서 넘어지면서 무릎을 다쳤다고 합니다. 일흔이 넘은 분이시지만 바쁜 일이 있으셨나봅니다.
누워서 침을 맞을 준비를 하고 계신 어르신께 말씀드립니다. "몸은 나이가 들어 가는데 마음이 나이를 안 먹어서 그런거에요." 어르신이 웃습니다.
오랜 동창회에서 환갑이 넘으신 분들이 이야기는 늘 비슷합니다. 너는 얼굴이 하나도 안 변했구나. 국민학교, 중학교 때랑 똑같은거 같으다. 주름지고 구부정한 그 분들에게도 오랜 친구들과의 만남은 마음을 10대로 돌아가게 하는 마법이라도 있는가 봅니다.
젊었을 때는 노인들이 왜 저렇게 밖에 움직이지 못할까 하는 생각들이 듭니다. 걸어야 하는 곳에서 걷고, 뛰어야 하는 곳에서 뛸 수 있는 짱짱한 육체의 소중함을 젊은 그 때는 모르기 때문이겠지요. 눈이 가물거리고 아침에 일어나고 눈을 뜨자마자 신체의 어느 한곳은 아프다고 비명을 질러대는 뼈와 근육을 보면서 나이듦을 느끼신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소싯적에는 저 산을 숨도 안 쉬고 올라갔는데~' '동네에서 제일 빠른 사람이었어~' 하는 말씀들을 들으면 '도대체 언제적 말씀을 하시나~' 싶기도 하지만 몸과는 다르게 늙지 않는 마음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나이가 듦에 신체도 노화되고 마음도 어느정도 때가 묻고 적당히 못본채 하면서 사는 일도 많아지지만, 어릴적 마음을 가지고 싶은 마음은 늘 있습니다. 하지만 횡단보도에 초록색불이 10초가 남았다면, 뛰어서 건너겠다는 마음은 멈춰야겠습니다.^^ 중간도 못 건너 빨간불이 켜지면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될테니 말입니다. 괜히 뛰어 건너려다 넘어져 무릎이나 깨질수도 있으니까요.
건강하고 튼튼한 육체를 기르는거야 당연히 추천하고 바라는 바이지만 여유롭고 느긋한 마음도 또한 필요하겠지요.
"어르신, 너무 젊은 마음은 아니고, 지금보다 10살만 젊은 마음으로 사시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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